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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태풍 바비 덕분에 가족 휴가가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가평에 워터 레져와 애견 빌라를 예약해두었는데, 바비가 오기 전부터 긴 장마로 인해 심상치 않더니 바비가 크게 한 건을 해버렸죠.

이후로 코로나 사태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언론에서 휴가지에서 코로나 감염도 이슈가 되면서,

집에서는 휴가 자체가 사라져버릴 위기에도 처했습니다.

 

작년 말 건강이 상하여 병원에 입원하고 통원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가질 기회가 부족해서 올 휴가는 꼭 가야겠다는 심정이었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도 남겨주고 싶고, 아들과 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는지 궁금해서 같이 이야기도 나누어야 하니까요.

함께 살고 있는 '제리' 라는 친구에게도 우리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처음이었지요.

 

와이프와 더 깊이 이야기를 하다가 결론은 한달 가량이 지났으니 워터 레져는 포기하고 코로나로부터 더 안전하고, 휴양에 가깝게 컨셉을 잡기로 했습니다.

결정한 곳은 경기도 연천군입니다.

전체 인구가 4만명 조금 넘는 곳으로 코로나 확진 환자가 아직 40명도 되지 않는 곳이고,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아 코로나의 위협으로 조금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서도 가깝구요.

 

숙박은 '토토멍 애견풀빌라' 를 먼저 예약해두었습니다.

1박 2일 여행으로 첫날 동막계곡을 들러 잠시 물을 담그고, 숙소에서 바베큐 파티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계획이었습니다.

네비게이션에 '동막 계곡'을 검색하고 출발을 합니다. 처음 가는 곳이라 많이 설레입니다.

아들에게 동막 계곡 근처 맛집을 검색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제법 커서 꽤 그럴싸한 집을 검색했습니다.

네비에 경로를 바꿔서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동막골 유원지에 있는 식당은 매주 화요일이 쉬는 날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유원지에 여행객이 없는지 폐업한 매장이 많더라고요. 와이프와 상의한 결과 다른 곳으로 이동~

 

전곡재래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점심도 먹고 안 가본 곳을 가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요.

어려서 시장에서 자라 시장의 분위기며, 냄새, 거니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말투에 정겨움을 느끼는데,

아이들은 시장의 냄새가 싫다고 하더라고요.

시장이 반찬이라고 시장에 오니 배가 고프지 않다던 그들도 식당으로 잘 따라 옵니다.

딱히 아는 곳도 없고, 검색해서 명소가 나올 분위기가 아니라서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치킨플러스막국수' 라는 오묘한 상호에 이끌려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와이프의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내부가 좀 지저분했거든요.

재래시장에서는 감안해야하는 부분이지만 그녀의 마음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맛집이 많다는 내 주장에 막국수를 주문하니 막국수에는 떡갈비가 세트로 따라온다고 합니다.

4명이라 부족할까 사리를 추가했는데, 아예 막국수 1개를 더 주는 분량입니다.

맛은 소소 합니다.

춘천 막국수와는 결이 좀 다른 좀 순한 맛인데, 매콤함은 더 있는 맛입니다.

평소 메밀은 좋아해서 메밀 전문점도 좀 다니는데, 메밀 맛있게 잘하는 집입니다. 떡갈비도 맛있었구요.

와이프도 맛에는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든든하게 먹고, 좀 돌아 볼까 했는데, 움직이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다시 동막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자주포 훈련하는 군인들도 보고, 길에 탱크 지나는 것을 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이번 장마와 태풍으로 연천도 물이 넘쳤는지 중간 중간 포크 레인이 공사하는 현장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동막 계곡에 들어가지 못하나 조바심도 생겼죠.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곳에서 좀 더 들어가야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적당한 계곡물과 자리를 편 사람들이 보여 주차를 하고 우리도 계곡에 들어갔습니다.

위 쪽으로 더 깊은 물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수영복으로 입는 것을 원하지 않아.

평상복으로 적당히 물이나 담그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제리도 계곡물에 놓여 가족들과 폭소를 터트리고, 물장구도 좀 쳐주며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보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호객하는 식당도 안 보여 좋았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내년 여름에는 천막 테이블과 의자 가져와서 잠시 휴식하고 돌아가는 일정도 잡아보자고 계획했습니다.

 

동막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니 사장님이 안 오시냐고 문자를 보냅니다.

"동막 계곡인데 빨리 가겠습니다." 하고 풀빌라에 도착했습니다.

1층 2층 독채입니다.

사장님께서 온수매트, 수영장 사용법, 조명 사용법, 바비큐 장비 사용법을 알려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간단히 놀았지만 오랜 만에 운전이라 몸은 좀 피곤했습니다.

짐도 풀고 소파에 앉아 간단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가족과 과자도 까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어느 덧 바비큐를 구울 시간이 왔습니다.

아들에게 숯 만드는 법도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더니 차근차근 알려주니 곧 잘합니다.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닌 척 해도 저 나이에는 얼굴에 다 써 있거든요.

소고기를 먼저 구워줍니다. 숯과 석쇠에는 소고기가 좋죠.

코스트코에서 산 수입산이기는 하지만 양도 많고 육질도 좋아 보입니다.

 

소고기 다 먹고, 하이 포크 삽겹살도 구워줍니다.

아직 불이 강합니다. 불이 좀 잦아들면 삼겹살 굽기 좋은데, 불이 강하면 굽기 어렵습니다.

고기는 먹을 때 쭉 먹어 줘야 하기에 괜히 시간을 끌면 더 안들어갑니다.

이번에는 굽느라 잘 먹지 못했는데, 소고기 3근을 가족들이 순식간에 끝내버렸습니다.

솔직히 와이프, 아들, 딸이 다들 잘 먹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리도 덕분에 원 없이 먹습니다. 맨날 식당에서 먹고 남은 고기를 가져다 주었는데, 함께 하니 좋네요.

고기가 잘 익습니다.

다들 배가 터지는지 고기를 못 먹겠다고 합니다. 저도 굽느라 지쳤는지 많이는 안 들어가더라고요.

숯불이 타는 모습을 좀 보다가 주변에 벌레가 계속 꼬여서 불 정리, 테이블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적한 곳이라 게임 같은 것을 하기에는 분위기가 안 살아 텔레비전 켜고 다시 도란 도란 이야기 하다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들 잠에서 깨지 못하네요.

제리만 '까꿍' 인사를 합니다. 같이 산책을 나가자고 하니 뭔가 하네요.

애견 빌라라서 정원에서 제리가 뛰어 놀기 정말 좋게 되어 있습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났습니다. 꽤 오랫 동안 함께 뛰어 주었더니 지쳤는지 저 몰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휴가에서 아침은 당연 라면이죠.

간단하면서도 포만감 Good!

 

오랜만에 우리 가족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이야기도 많이하고 서로 생각도 전달하면서 몰랐던 부분도 하나는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좋은 곳이 있다는 발견도 있구요.

이렇게 즐거운 휴가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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